[문정인 칼럼] “여백을 기대하며”
상태바
[문정인 칼럼] “여백을 기대하며”
  • 목포타임즈 기자
  • 승인 2021.12.10 16: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정인 전 노무현재단 전남공동대표.
문정인 전 노무현재단 전남공동대표.

문정인 전 노무현재단 전남공동대표, ”“여백을 기대하며”

가을과 겨울의 경계가 애매한 요즘이다. 대설이 지났건만 겨울인 듯 가을이다. 그런데도 12월은 어쩔 수 없이 춥다. 도시는 갈색이고 마른 잎은 바스락 부서진다. 나뭇가지는 앙상하게 춥지만 햇살은 뽀송뽀송 따숩다. 어정쩡한 계절이 지나고 나면 기다려지는 건(?) 첫눈만이 아닐 듯하다. 목포의 재발견이 자못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선창의 흥겨운 이야기도 기다려지고 평화광장의 오색찬란한 소식도 기대된다. 문학에 취한 사람들의 풍경도 만나고 싶고 북적북적 오거리의 영광도 다시 보고 싶다. 변방의 도시라고 해서 주눅들 이유가 없다. 목포만의 색깔을 입힌 새로운 디자인의 도시를 응원한다. 오래된 고장의 장점을 살려 행복한 도시가 되기를 희망한다.

지속가능한 사업을 찾아내고 발굴해서 제법 살만한 도시로 발전하기를 소망한다. 우리는 지금 상실과 분노의 시대를 지나온다. 그만큼 화도 많다. 이럴 때 일수록 조금씩 양보하는 여백이 필요하다. 의도적 오류는 사회를 분열시키고 증오와 혐오를 부추긴다. 가짜 뉴스가 만들어 낸 천박함을 경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객관적 사고로 편견 없이 진단하는 집단지성이 절실해 보인다. “차가 밀려서 약속 시간에 어쩔 수 없이 늦었다”고 자신에게는 관대한 반면 상대방에게는 “약속시간마다 늦는다.”며 핀잔을 준다. 이는 자신에게는 관대하면서 상대방에게는 엄격한 ‘귀인오류’인 셈이다. 따라서 당동벌이는 경계함이 옳다. 그렇다고 비판하지 말라는 강요가 아니다.

비판은 당연하다. 얼마든지 가능하며 허함이 옳다. 허나, 긍정의 힘이 압도적일 때 비판은 신중하며 삼가야 한다. 수용 불가한 비판은 억지스런 주장에 불과하다. 개인적 감정을 끌어들여 시민의 유익을 훼손하는 일 없어야 한다. 정치적 해석도 비겁하다. 그러므로 합리적 근거와 객관적 논리의 비판을 주문한다.

완벽한 행정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다만 시행착오를 줄이는 완벽을 지향할 뿐이다. 고로, 무엇을 행함에 있어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누군가는 서운하고 또 누군가는 억울할 수 있다. 질문이 거칠고 비난이 과해도 '밥 짓는 일' 멈추지 않기 바란다. 서둘 이유는 없다. 급하게 먹는 밥에 채하는 법이다. 지금처럼 착착 진행하면 된다.

여름만 사는 매미에게 기나긴 겨울이야기는 어쩌면 시간낭비 일수 있다. 그럼에도 알려줄 필요는 있어 보인다. 파릇한 새싹은 봄에 돋고 뜨거운 여름은 열매를 맺으며 결실의 계절 가을도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리하여 도심 곳곳에서 비발디의 사계가 전율하기를 바라는 바. 관광거점도시 목포의 비상을 기대한다.

<밝은 지역사회를 열어가는 목포타임즈신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