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칼럼] “광화문 의사 파업 반댈세!”
상태바
[문정인 칼럼] “광화문 의사 파업 반댈세!”
  • 호남타임즈 기자
  • 승인 2020.09.10 21: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정인 전 노무현재단 전남공동대표.
문정인 전 노무현재단 전남공동대표.

문정인 전 노무현재단 전남공동대표, “광화문 의사 파업 반댈세!”

겨우 아홉 살의 나이에 그의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 홀어머니는 삯바느질 등을 전전하며 10남매를 키웠다. 부산 송도에서 성장한 그는 인제대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의사로서 신분과 안정된 삶을 뒤로하고 성직자가 되어 전쟁과 가난, 질병으로 고통 받는 아프리카 오지 작은 마을 ‘톤즈’로 갔다. 그는 총과 칼을 가지고 노는 아이들에게 악기를 가르쳤고, 학교를 지어 연대와 공유의 교육을 학습하고 익히게 했다.

병원 한 곳 없는 아프리카 수단에서 그는 의사로서의 역할과 모두가 외면하는 한센병 환자를 치료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정작 자신의 건강은 돌보지 못했다. 2010년 49살의 젊은 나이에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아프리카 수단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고 이태석 신부다. 그 의 정신을 이어받아 수단에 학교와 병원이 건립되어 의료와 교육 혜택이 제공되고 있다.

팬데믹 시대 대한민국 의사들이 파업에 나섰다. 들고 나온 피켓 내용은 “나는 의료를 원한다. 나는 의사가 되고 싶다. 전공의는 노예가 아니다. 의사 면허증 모두 반납하겠다.” 정부의 공공의료 인력 확충 및 공공의대 설립 추진을 반대하며 의사들이 일으킨 파업이다. 누구를 위한 파업인지 묻는다. 무엇을 위한 파업인지 묻는다. 내용 따위를 떠나 왜 하필 지금인지 묻는다. 전공의들의 파업, 이해불가다.

역병이 창궐한 지금 정부의 간곡한 만류에도 기어코 광화문 바이러스를 퍼트린 집단과 당신들의 차이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대면예배를 금지했음에도 기어이 예배를 강행한 목사들과 당신들이 뭐가 다른지 궁금하다. 대한민국 기독교에는 예수가 없고, 대한민국 보수는 죽었다 치자. 하지만 대한민국 의사는 왜 이러시는지 묻는다. 그대들은 서민이 아닌 부유층이다. 대접받는 1% 상류층이다.

차별받지 않은 직업 의사다. 그런 당신들이 일촉즉발의 위기 시기에 파업을 한다. 그대들의 주장이 옳다고 하자. 그럼에도 지금은 아니다. 이는 누가 보아도 환자를 인질삼은 밥그릇 챙기기로 보인다. 하여, 박수 칠 수 없고, 결코 지지할 수 없으며, 절대 동의할 수 없다. 2019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노동자의 평균 임금은 월 3,138,000원이다. 비정규직은 1,643,000원이다. 이대목에서 그대들의 연봉이 격하게 궁금해진다.

이 땅의 노동자들이 최저인금 인상을 위해 투쟁 할 때 정치권과 정부, 언론 등은 시큰둥했다. 심지어 탄압도 서슴치 않았다. 그런데 의사들의 파업과 관련하여 정부, 정치권, 언론 등의 반응과 대응은 놀랍다. 시험을 거부하면서 파업을 이어가는 당신들을 위해서 의사 국가고시 까지 연기하며 협상하겠다는 정부의 자세 말이다. 이런 모습만 보더라도 당신들은 충분히 갑의 위치에 있음을 보여주고 확인한다.

OECD를 비롯한 여러 통계가 대한민국 의사부족과 의료불균형을 지적한다.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진정될 질 때까지 만이라도 진료에 임해 달라는 정부의 요청을 수용하기 바란다.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기 위해서라도 그렇다. 어느 경우에도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 없어야 한다. 지금 이 순간 전공의들이 있어야 할 곳은 광화문이 아니다. 오직 환자 곁이다. 오늘은 감동의 주인공 이태석 신부를 조명한 영화 '울지마 톤지'를 봐야겠다.

<2020년 9월 9일자 7면>

<밝은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힘 목포타임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