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개념 정의 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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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개념 정의 혼돈(?)
  • 정진영 기자
  • 승인 2021.10.31 2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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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채찬란 모노크롬’ 영문 번역(Splendor of Monochrome) 아리송(?)
전시관 작품 앞에선 일부 관광객 고개 좌우 흔들
‘수묵’의 세계화 외쳤건만 일부 작품, ‘유화’로 실망

‘오채찬란 모노크롬’ 영문 번역(Splendor of Monochrome) 아리송(?)
전시관 작품 앞에선 일부 관광객 고개 좌우 흔들
‘수묵’의 세계화 외쳤건만 일부 작품, ‘유화’로 실망
 

전남도가 전남의 고유 문화예술자원인 ‘수묵’의 세계화를 위해 준비한 ‘2021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올해 2회째를 맞이했지만 개념정의에 혼돈을 빚고 있다.

전남도는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조직위를 구성하고 민간경상보조금을 통해 올해 행사를 대대적으로 기획했다. 작년 2020년도에 2회 행사를 추진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행사를 올해로 연장했다.

하지만 3년의 철저한 준비에도 불구하고 전시 작품 구성면에서는 과거에 비해 질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가장 먼저 관람객들의 질문이 쏟아진 것은 ‘오채찬란 모노크롬’의 영문 번역이 ‘Splendor of Monochrome’ 이 맞느냐는 것이다.

포털사이트 Daum 어학사전을 보면, ‘splendor’의 뜻은 ‘영광’, ‘화려함’, ‘찬란하게’로 번역돼 있다. ‘monochrome’ 은 ‘단색화’, ‘단색 화법’, ‘흑백 사진’으로 풀이하고 있다.

‘오채찬란’을 ‘splendor’ 로 표현했지만 바로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사무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수묵이 흑백인 먹이지만 다양하게 다섯 가지 색으로 표현되는 것인 만틈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묵의 세계화를 외친 마당에 ‘splendor’를 ‘다섯 색의 찬란함’으로 표현하기는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조직위원회에 참여했던 작가들은 “국문과 영문이 맞지않다는 설명과 건의를 계속했지만 철저하게 묵살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작가는 “특정인의 머릿속에 든 생각을 전체에게 이해해 달라는 것은 맞지 않다”며, “아무리 예술 작품이라 하더라도 누가 보더라도 어느 정도는 합리적으로 이해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각 전시장에는 지역 출신 화가 등 문화예술인들이 배치되어 관람객들에게 작품 설명을 하고 있지만 예민한 질문에는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의 개념정의는 프리비엔날레부터 시작됐다. 프리비엔날레는 수묵의 영문 해석을 ‘ink art’ 로 표현했다. 수묵의 정의를 제대로 하지 못해 외국에서 열리는 ‘ink art’를 그대로 베껴와서 표현했다.

이러다 보니 화선지에 먹만 들어가면 수묵으로 인정되는, 웃지못할 헤프닝도 벌어졌다. 당시 외국 작가가 출품한 프린팅 작품을 화선지에 먹이 추가됐다는 이유로 수묵화로 도록에 실기도 했다.

전남도는 이러한 지적에 대해 수정을 했고, 1회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를 ‘Jeonnam International SUMUK Biennale, JISB’ 로 정하고 2회 행사도 이 영문명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주제인 ‘오채찬란 모노크롬’의 정의를 놓고, 여러차례 조직위에 설명을 요구했지만 제대로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개막식에 당연히 있어야 할 전시작품을 소개하는 도록도 사전에 준비를 못한 채 전시회를 시작해 비판을 받고 있다.

도록은 개막식 후 한 달이 되어서야 제작이 됐으며, 10월 초 제작 배포됐다. 행사가 시작된 지 한달하고도 5일 정도 지나서야 관람객들은 도록을 볼수 있었다.

도는 해설자 없이 혼자서도 관람할 수 있도록 오디오 가이드를 도입했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관람객들이 얼마나 이용했는지는 미지수다.

도록도 일부 페이지에서 국문해석과 영문해석이 통일되지 않고 인쇄되는 등 총제적인 부실함을 보이고 있다.

전남도 관련부서는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예산이 2020년 34억 원, 2021년 13억7천만 원이며, 민간경상보조금을 통해 집행됐다고 밝혔다. 어찌됐든 전남도는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에 50억 원에 가까운 국민의 세금을 투여한 셈이지만 여전히 작품 구성 등에서는 질이 형편없이 떨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전남도는 목포와 진도 각 3개 전시관에서 열리는 2021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를 ‘오채찬란 모노크롬– 생동하는 수묵의 새로운 출발’이란 주제로, 목포 문화예술회관과 진도 운림산방 일원에서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개최하고 있다.

국내외 15개 나라 20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수묵을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우리 삶과 어떻게 연계해 있는지를 보여주는 ‘오채찬란’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정진영기자

<2021년 10월 28일자 1면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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