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칼럼] “味친 맛! 여름 보양식 민어(民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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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칼럼] “味친 맛! 여름 보양식 민어(民魚)”
  • 목포타임즈 기자
  • 승인 2020.08.30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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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전 노무현재단 전남공동대표.
문정인 전 노무현재단 전남공동대표.

문정인 전 노무현재단 전남공동대표, “味친 맛! 여름 보양식 민어(民魚)”

지긋지긋한 장마가 끝났다. 수마로 할퀸 흔적이 처참하다. 불볕더위 속에서도 수해현장에는 앞 다퉈 달려온 자원봉사자들의 아름다운 손길이 이어진다. 자연재해 앞에서는 4차 산업문명도 속수무책이다. 자연 앞에 겸손함을 다시 한 번 실감하는 요즘이다. 하루빨리 피해복구와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입추가 지났건만 더위는 거침이 없다. 전국이 펄펄 끓는다. 폭염의 위력은 강렬하며 거칠고 무섭다.

외출조차 두렵다. 그럼에도 느릿한 해넘이 풍경을 담으려는 사람들이 북항 ‘노을공원’에 모여든다. 뉘엿뉘엿 해거름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짭조름한 비릿함이 나쁘지 않다. 섬은 손에 잡힌 듯 가깝고 작은 배는 옹기종기 떠있다. 노을을 뚫고 뭍으로 들어오는 고깃배의 모습이 흐뭇하다. 청춘은 어디서나 아름답다. 중년 부부의 산책도 여간 매력적이다. 노년의 황혼도 제법 고급지게 다가온다.

몸도 마음도 지치게 하는 8월이 지나갔다. 이렇게 뜨거운 날 몸보신으로 민어(民魚) 만한 생선도 없다. 녀석은 지금이 제철이다. 목포 인근 임자도 주변에서 많이 잡힌다. 이때쯤 산란을 위해 수온이 따뜻한 서해안을 찾기 때문이다. 잡힌 민어는 목포 북항 노을공원에 위치한 어판장에서 경매가 진행된다. 녀석은 성질이 급한 물고기이다. 가끔 낚시로 건져 올린 민어도 있지만 귀해서 몸값이 높다. 민어는 선어회가 정상이다.

혹자는 암치보다 수치가 더 맛있다고 하는데 사실 이는 암치에 대한 무례함이다. 이맘때 암치는 산란을 위해 영양분을 온전히 알에게 빼앗긴다. 때문에 수치가 상대적으로 찰 지게 느껴질 뿐이다. 민어 식객들은 부레를 먹어야 민어를 먹었다고 말한다. 이곳에서는 부레를 풀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민어부레로 접착제 원료인 천연아교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껌처럼 졸깃하고 단백하며 깔끔하다.

민어 껍질도 살짝 데쳐 기름소금에 찍어 먹으면 식감이 그만이다. 생선자체가 크다보니 살점이 두툼하고 푸짐하다. 보는 것만으로도 맛있는 민어는 누가 뭐라고 해도 민어탕이 일품이다. 매운탕 보다는 지리 탕을 추천한다. 생선탕의 제왕으로 클래스가 다르다. 회로 먹고 남은 대가리와 뼈를 통째로 넣고 미역 등 갖은 양념을 더해 끓어낸 민어 지리 탕은 여름보양식으로 손색이 없다.

보양식 문화가 바뀌면서 이곳 목포사람들은 여름 보양식으로 민어를 선호한다. 가격은 그날그날 다르지만 4인 기준 10~12만 원이면 민어의 味친맛을 경험하기에 충분하다. 포장배달, 택배주문도 가능하다. 피와 내장 등을 빼내고 깨끗하게 손질된 민어가 집에 도착하면 두툼하게 썰어먹기만 하면 된다. 초고추장 보다 양념된장을 추천드리며 상추보다는 깻잎쌈이 격에 맞다. 대신 알코올은 적당히 알아서 마시기 바란다.

<밝은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힘 목포타임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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