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교육청, 학교자율사업선택제 ‘두 마리 토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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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교육청, 학교자율사업선택제 ‘두 마리 토끼’ 잡는다
  • 정진영 기자
  • 승인 2018.10.1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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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자율성 확보하고, 행정업무도 줄이고”
무분별한 공모사업 폐지, 내년 도내 학교 대상 전면시행

▲ 전남 도내 한 초등학교의 학생 다모임 활동 모습.

전남 도내 A 초등학교는 2019년 전남도교육청의 예산지원으로 ‘기초학력 보장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기초학력 부진 학생을 조기에 발견해 일정 수준 이상의 학력을 보장해주고 기초학력 부진학생 발생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기초학력 동행 멘토링과 상설 집중프로그램, 전문적 학습아카데미를 운영할 계획이다. 학교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습부진 학생에 대한 개별화지도를 하면 기초학력 부진 사례를 조기에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업의 외형만 보면 기존에 진행해온 학교 현장의 교육사업과 크게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는 그 성격과 추진절차 등에서 기존사업과는 확연히 차별화된다.

우선 전라남도교육청이 내년부터 시행하는 ‘학교자율사업선택제’에 따라 학교가 스스로 사업을 선택해 진행한다는 점이 기존 공모제와 가장 뚜렷이 구별된다. 지금까지는 도교육청에서 일선 학교를 대상으로 사업을 공모해 내려주는 탑다운(Top-Down) 방식이었으나, 내년부터는 학교가 사업을 선택해 시행하는 바틈업(Bottom-Up) 방식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에 따라 A 초등학교는 도교육청이 제시한 선택과제 중에서 이 사업을 자율적으로 선택해 운영하게 된다.

또한 기존 공모제와 달리 복잡하고 어려운 사업계획서를 작성할 필요가 없다. 결과 보고서도 1~2 쪽 분량의 간단한 서류를 업무DB 관리시스템에 탑재하면 돼 행정업무가 크게 줄어든다.

이처럼 일선학교의 자율성을 높이고 행정업무 경감 효과가 기대되는 ‘학교자율사업선택제’가 전남 도내 학교에서 내년부터 시행된다.

전라남도교육청(교육감 장석웅)은 최근 학교자치를 실현하고 행정업무도 경감할 수 있는 ‘학교자율사업선택제’ 추진계획을 확정하고 오는 2019년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밝혔다.

전남도교육청은 이에 따라 기존 공모사업비를 통합예산으로 확보해 학교기본운영비로 학교급별 동일금액을 지원하고 학교가 선택·특색과제를 2~4개 자율적으로 선택해 사업을 운영토록 할 계획이다.

▲ 추진 배경 및 목적

지금까지는 도교육청과 지역 교육지원청, 직속기관, 지자체 등의 학교 대상 공모사업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사업별 공모 시기도 각각 다른데다 연간 학교교육계획 수립 후에 공모가 진행되는 경우도 많아 교육과정 운영에 어려움이 많았다.

무엇보다, 학교장과 학교 구성원의 의지에 따라 공모사업 수가 달라 학교 별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함으로써 ‘모두가 소중한 혁신 전남교육’이라는 교육목표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한, 한 학교에 주관부서가 다른 유사 공모사업이 중복 선정돼 예산이 효율적으로 집행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받았다.

따라서 단위학교와 교육청이 함께 사업을 발굴하고, 학교가 자율적으로 선택해 추진함으로써 교육활동 중심의 학교운영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게 도교육청의 복안이다. 즉, 기존의 학교 대상 공모사업을 학교가 필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학교 자율운영체제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도교육청은 이와 함께 공모사업 신청과 선정에 따른 절차와 과정을 생략하고 결과 보고도 간소화함으로써 학교 및 주관부서의 행정업무를 크게 경감하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

▲ 세부 추진계획

학교자율사업선택제는 전남도내 852개 유·초·중 고교 전체를 대상으로 실시하며 지원금은 별도사업 규모가 큰 전남혁신학교와 특수목적고, 특성화고, 자율·거점고, 통폐합 재정 지원금 대상학교를 제외한 725개 학교에 지원한다. 교육력 향상 시범지구(화순군) 내 28개 학교에 대해서는 학교급별 지원비를 50%만 지급키로 했다.

도교육청과 지역교육지원청이 각 사업의 추진목적과 방향을 안내하고 사업목록을 정리해 업무DB에 탑재하면, 일선 학교가 민주적 협의 절차를 거쳐 자율적으로 사업을 선택하게 된다. 기존의 공모사업제에서 필요했던 응모와 선정 과정이 생략되는 것이다. 학교별 선택 과제는 2~3개로 제한하며, 과제목록에는 없으나 학교의 필요에 따라 1개 씩의 특색과제를 추가로 선정할 수 있다. 사업 결과보고서의 경우, 기존의 상세보고서 작성을 폐지하고 연말에 1~2 페이지로 간략하게 작성해 업무DB-관리시스템에 탑재하도록 했다.

사업별 예산은 유치원은 400만 원, 초등학교 1,200만 원, 중학교 2,000만 원, 고등학교 1,200만 원 등을 기준액으로 책정했다. 도교육청은 이에 따라 2019년 학교자율사업선택제 예산으로 총 101억 1,800만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 기대 효과

학생들의 교육력 향상에 필요한 사업을 학교 구성원들이 민주적 협의를 통해 선택하게 함으로써 교육현장의 자율성과 책임감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교육자치 분권 시대를 맞아 학교의 자율운영 체제를 구축함은 물론 전남형 혁신학교 운영 모델로도 제시될 전망이다.

또한 사업의 통합관리를 통한 교육정책사업의 체계적인 정비 효과도 기대되며 전남교육 핵심정책 실현의 기반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사업계획서와 결과 보고서 간소화로 행정업무도 크게 줄어들어 교사들이 교육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학교문화를 조성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고스란히 학생들의 교육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게 도교육청의 판단이다.

장석웅 교육감은 “그동안 일선학교에 큰 부담을 주었던 공모사업을 폐지·축소하고 학교의 자율선택에 맡기기로 한 것은 교실 중심 교육개혁을 추구하는 전남교육 혁신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학교에 자율성을 최대한 부여하고 행정업무를 더욱 경감해 교사들이 교육에만 전념하는 교실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정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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