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성혜리 목포시의회 기획복지위원장 / 목포시의회 중국 국외연수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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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성혜리 목포시의회 기획복지위원장 / 목포시의회 중국 국외연수 보고서
  • 목포타임즈
  • 승인 2012.10.2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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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에 물러줄 역사 유산 체계적 관리 중요

▲ 성혜리 목포시의원
면산은 중국 산서성에 있는 해발 2567m의 산이다

아직은 우리나라에 크게 알려지지 않은 산이어서 조금은 생소한 지역이지만 한식(寒食)의 유래가 시작된 산이기도 하다.

중국의 그랜드캐넌 (Grand Canyon) 이라고도 불리는 곳으로 풍광이 장대하고 천애의 절벽에 지어진 건축물들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곳 이었다.

높고 험한 낭떠러지, 그리고 바위로 이루어진 산이 무너지지 말라는 풍습으로 곳곳에 나뭇가지를 받쳐두는 모습, 보이지 않는 곳곳에는 이쑤시개까지 꽂아놓은 우리 인간의 나약하고 무엇인가에 강하게 의지하려는 단면에 절로 웃음이 나오지만 그곳에도 사람이 사는지라 그들만의 풍습이 있고 굳이 미신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 중국 면산
한식을 문자 그대로 해석한다면 찬밥을 먹는다는 것이다.

한식은 우리나라의 세시풍습이 아니고 중국의 풍속이며 한식의 유래가 얽힌 곳이 바로 중국의 산서성 면산이라는 사실을 이번 연수를 통해서 알게 된 새로운 사실중의 하나다.

한식은 중국의 충신 개자추에 얽힌 이야기가 우리나라에까지 들어와 정착을 하게 되었으니 돌이켜 생각해보면 당시 중화사상이 조선의 유생들에게 얼마나 팽배하였는지를 알 수 있는 단면이기도 하다.

중국 진나라의 충신 개자추에 얽힌 일화를 살펴보자면 고대 중국 진나라 문공이 19년이나 망명으로 방랑생활을 할 때에 끝까지 따라다니며 보필 하였던 신하는 개자추 한사람 뿐 이었다고 한다.

그는 임금이 굶주릴 때에 자신의 허벅지 살을 베어 목숨을 잇게 해주었다고 문헌은 전하고 있다. 그 후 세월이 흘러 문공이 다시 나라를 찾았을 때 재상 등을 등용하면서 문공은 개자추를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고 등용을 하지 않았다.

개자추는 면산으로 숨어버리고 그때야 사실을 알아차린 문공은 나졸을 풀어 개자추를 찾았으나 찾을 수가 없자 마지막 수단으로 면산에 불을 질렀다.

그러면 개자추가 산속에서 걸어 나오겠지 하는 생각에서 불을 질렀지만 개자추는 끝내 나무를 부둥켜안고 죽고 말았다.

그러자 문공은 개자추를 기리기 위하여 이 날은 불을 때지 못하도록 엄명하자 자연히 찬밥을 먹게 된 것이 한식의 유래가 된 것이다.

면산은 불교사원인 운봉사도 있지만 도교사원의 성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었다.

그들이 자랑거리로 내세우고 있는 등신불도 불교의 등신불과 도교의 등신불로 나뉘어져 있을 정도이다.

깎아지른 절벽, 해발 2,000m 그곳에 길을 내어 닦고 건축물을 들여앉혀 일일이 받침대를 대어 절벽에 계단을 내어 놓은 것 하나하나가 오천년 중국 역사를 보려면 산서로 가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인간계와 신들의 경계인 신들만이 다니는 길 하늘 도시에 진입한 순간부터 감탄을 금치 못했던 경이로움이 그곳을 떠나는 시간까지 내내 머릿속을 꽉 채우고 있었음을 고백한다.

베이징에서 태원까지 열차로 4시간,

또다시 태원에서 면산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조선족 가이드가 들려준 해박한 지식은 이번 여행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중국의 고성 중 가장 완전하게 보존된 성중 하나로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성벽과 옛거리, 상점, 민가, 사찰, 사당 등 명.청대의 건축물들의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으며 19세기 중후기에는 중국금융업의 중심지 였던 평오고성은 현존하는 중국 3대 고성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성안이 살아 있는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완벽한 형태로 보존된 평오고성에 도착하자마자 둘러보는 고성의 끝도 없는 성벽에 놀랐고 모래바람이 잦은 현지의 삶을 잘 반영하여 설계한 시설들이 2,500년 이라는 긴 세월 속에서도 그대로 보존될 수 있었다는 게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믿겨지지 않은 사실 이었다.

둘레 6.4km에 달하는 성벽에 4천여 개의 옛 가옥 들이 남아 있고 지금도 몇 대에 걸쳐 그 후손들이 삶의 터전을 일구며 살아가고 있는 모습들,

즐비한 전통가옥들은 굽지 않은 흙벽돌로 지어져 위에서 내려다보면 빼곡한 회색빛 기와들이 아름답게까지 느껴졌다.

오백년 이상 된 가옥에서 개,보수도 하지 못하며 지내는 그들의 삶의 무게가 이토록이나 물질만능주의 속에 사는 우리는 상상 할 수도 없을 만큼 어렵고 힘들겠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묵묵하게 일상을 받아들이고 생업에 종사하며 살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서 숨겨져 있는 잠자는 용의 꿈틀거림을 보았다고 하면 과연 어떤 반응들을 보일까 생각해 보지 않을 수가 없다.

막간의 시간을 할애해 평오고성의 옛거리 상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중국 냄새가 물씬 나는 골동품을 고르는 재미 또한 의외로 쏠쏠해 이것 또한 우리가 고민하고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 중의 하나인 것 같다.

조금은 아쉬움으로 남는 것이 있다면 북경에서의 일정을 절약해 면산과 평오고성에 할애를 했더라면 보다 깊이 있는 역사와 잠재되어 있는 중국 본토의 대륙기질을 조금 더 깊이 있게 관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지금까지 강한 여운으로 남는다.

그동안 수차례 중국 여행을 다녀왔음에도 불구하고 외적으로 비추어지는 것들만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짧은 나의 잣대로 평가 했던 소시민적인 사고에 깊은 반성과 함께 지금 남겨진 역사의 유산들을 앞으로 어떻게 관리하고 체계적으로 보존하여야 오늘 내가 보고 느낀 이 사실이 훗날 우리 후세들에게 문화유산으로 남게 될 것인지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된 이번 연수에 박수를 보낸다.

성혜리 목포시의회 기획복지위원장

<목포타임즈신문 제39호 2012년 10월 30일자 9면>

<밝은 지역사회를 열어가는 목포타임즈/목포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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