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과 체험이 있는 남도 여름 여행 / 남도의 섬, 그 섬에 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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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과 체험이 있는 남도 여름 여행 / 남도의 섬, 그 섬에 썸이 있다
  • 이수빈 기자
  • 승인 2016.07.13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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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섬 여행은 낯섦이다

새들의 지저귐을 들으며 하루를 시작하고, 담쟁이 넝쿨 옷을 입은 돌담길을 걷고 산들거리는 야생화 사이를 지나 허둥지둥 도망가는 농게에 피식 웃고는 호미질하는 아낙네.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영차, 어기여차’ 장단에 맞춰 물고기가 파닥거리는 그물을 끌어올리는 남정네. 그네들의 삶이 원시의 섬을 깎아 만들어 온 풍경은 아스팔트에 익숙한 우리에게 생소하다.

남도의 섬은 낯설지만 푸근하다

갯벌을 쓰다듬는 파도, 파도의 손길이 간지러운 듯 움씰거리는 갯벌, 갯벌에 안겨 졸고 있는 바위, 그들에게 진분홍 물감을 뿌리고 산 너머로 숨는 해…. 섬을 이루는 그 모든 것에서 생명의 숨결과 향기가 느껴진다.

남도의 섬, 낯섦과 푸근함에는 썸이 있다

남도의 섬을 걸으면 누군가가 그립다. 누군가와 함께 걷고 있다면 저도 몰래 그 사람의 손을 꼬옥 잡게 된다. 남도의 섬이 주는 느낌을 전하고 싶지만, 사전에 있는 수식어로는 표현할 수 없기에, 손을 꼬옥 맞잡으면 그 무언가가 가슴을 파고들어 그곳에 고인 그 느낌을 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손을 꼭 맞잡고 가슴에 담긴 남도의 섬을 전할 때, 그것이 섬인지, 썸인지 모를 일이지만!

▲ 외달도 해수풀장
◎ 사랑이 머문 자리 목포 외달도

사진 사랑이 머문 자리 목포 외달도

목포 시가지에서 서쪽으로 6㎞ 정도 떨어진 바다에 외롭게 떠 있는 사랑의 섬 외달도. 전체 해안선의 길이가 4.1㎞에 불과해 걸어서도 섬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작은 섬이지만 즐거움의 크기는 작지 않다.

외달도가 사랑의 섬으로 불리는 이유, 그것은 배편이 빨리 끊기기 때문만은 아니다. 요즘은 배편이 끊긴다고 해서 사랑이 이루어지는 시대도 아니다. 이곳이 사랑의 섬으로 불리는 것은 연인과 함께할 수 있는 소박한 즐거움과 연인의 마음을 녹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광이 있는 까닭이다.

그러나 외달도라고 해서 모든 사랑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랑이 이루어지기 위해선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예쁜 열쇠 하나를 챙겨가자. 꼭 크지 않아도 좋다. 연인을 가슴에 담고 밖으로 나올 수 없도록 잠글 수 있으면 충분하다.

외달도는 사랑하는 이들을 맞을 준비가 되어있다. 한옥 민박, 민박, 텐트촌, 해상민박 등 저마다 색다른 매력이 있다. 한옥 민박은 정원에 꽃과 어우러진 정자와 물레방아가 있어 한적한 별서정원 느낌이다. 민박은 식사가 대박이다. 주인아주머니의 마음대로 차려주는 것이지만, 식당에서 먹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그 깊은 맛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그래도 연인과 함께라면 해상민박과 텐트촌에 도전하는 것이 좋을 듯싶다. 해상민박에서 낚싯대를 드리우면 물고기가 줄을 서서 올라온다. 바로 잡아서 먹는 매운탕과 회는 사랑과 함께 입에서 살살 녹는다.

단, 낚시광이라는 인상을 주는 것은 금물, 바둑과 낚시는 사랑과 상극이다. 텐트촌은 저녁이 되면 캠핑요리대회가 펼쳐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겹살만으로도 좋지만, 옆 텐트보다 좋은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사랑을 얻는 비결이다. 여기서 잠깐, 채소와 조개는 미리 준비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마을 텃밭에서 신선한 채소를 따고, 갯벌에서 조개를 캐는 것 또한 연애의 기술이다. 비용도 저렴하다.

내친김에 프러포즈는 어떻게 할까? 산책로를 따라 칠팔 분 걸어가면 언덕 위에 하트 모양의 조형물이 있다. 이곳에서 사진 촬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 별섬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하면 멋진 풍경이 나온다. 이제 산책로를 따라 섬의 남서쪽 끝자락으로 가자. 등대공원 계단을 내려서면 외달도 등대가 있다. “사랑해, 저 등대가 우리의 사랑을 영원히 밝혀줄 거야. 평생 내 옆에 있어 줄래”

대답을 듣지 못하더라도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걸어 등대 아래로 가자. 그곳에 이미 다녀간 연인들의 낙서와 함께 열쇠가 가득 걸려 있다. 미리 준비한 문구가 없다면 뭇 선배들의 글귀를 빠르게 훑고 좋은 문구를 선별한 다음 열쇠에 적어 그곳에 건다. 그리고 해맑은 미소를 날린다. 아마도 열쇠가 부식되기 전까진 연인의 마음속에 머물 수 있을 것이다.

참, 외달도가 유명해진 이유는 단연 해수풀장이다. 커다란 두 개의 풀장은 해수를 이용해 바다 냄새를 맡으며 수영을 즐길 수 있고 그늘막, 텐트촌이 준비되어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안성맞춤이다. 작은 섬에 있는 시설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불편함이 없다. 혹, 불편함이 있으면 마을 청년회를 찾아가면 된다. 유아풀과 성인풀이 구분되어 있어서 어린 아이들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특히, 바다와 섬을 보며 즐기는 해수욕은 연인들에게 낭만을 선사한다.

홈페이지 tour.mokpo.go.kr / 관광 안내 061-246-5001(개장기간만 운영)
배 타는 곳 목포시 해안로 18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
08:20 / 10:00 / 12:00 / 14:30 / 16:20
배편 문의 신진해운 061-244-0522

▲ 고흥 시호도
◎ 정글의 법칙으로 떠나다 고흥 시호도

사진 정글의 법칙으로 떠나다 고흥 시호도

TV도 휴대폰도 없다. 그물로 잡은 고기와 갯벌에서 캔 조개가 식량이다. 날로 먹을 수는 없는 일, 땔감을 모아 부싯돌로 불을 붙인다. TV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 스토리가 아니다. 원시의 섬, 시호도 이야기다.

시호도는 호랑이가 죽어 누워 있는 모양과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 이곳은 무인도다. 원시체험을 위해 구룡마을 선착장에서 휴대폰을 반납한다.

전국 곳곳에서 모인 단체와 가족이 줄을 지어 배에 오른다. 배로 3분, 시호도에 도착하여 ‘원시체험의 섬 시호도’라 적힌 이정표를 지나 계단을 따라 호랑이 배꼽재를 넘어가니 길 가장자리 양옆에 수문장처럼 원시인 두 명이 서있다. 그 뒤로 바닷가에 원시 부족 마을이 펼쳐져 있다. 시호도 정글의 법칙, 시작은 부족이다. 부족 단위로 팀을 나누어 부족장을 선출하고 부족 깃발을 만든다. 전기도 물도 없다. 전기를 쓸 일이 없다. 그런데 물도 없다. 수통을 들고 물을 뜨러 간다. 그대로 먹을 수는 없는 일, 물을 마시기 위해 자연 정수기를 만들어 정수한다. 텃밭에서 채소를 따고, 그물로 물고기를 잡고, 갯벌에서 조개를 캐어 식자재를 마련한다.
그런데 가스레인지가 없다. 땔감을 구하기는 했는데, 불이 없다. 부싯돌로 불을 붙여야 저녁을 먹을 수 있다. 원시초년생들의 삶이 평탄할 리 없다 . 몇 시간 만에 원시인이 될 수는 없는 일, 제대로 되는 것도, 혼자 할 수 있는 것도 없다. 그래도 웃음이 난다.

시호도 원시체험은 연인, 가족, 단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단, 정글의 법칙을 지켜야 한다. 그 법칙이 내 옆에 있는 이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풍요 속에 잘 느낄 수 없는 소중함을 원시 체험을 통해 가슴에 새겨지는 것이다. 해가 지고, 타오르는 장작 옆에 누워 하늘을 본다. 밤하늘에 가득한 별이 이내 쏟아져 내릴 것만 같다. 어느 순간 온몸이 나른해진다.

그래도 오직 하나의 생각만은 뚜렷하다. “내일은 뗏목 경주에서 기필코 이길테다.”

홈페이지 sihodo.goheung.go.kr / 관광 안내 061-830-5305
배타는 곳 고흥군 고흥읍 흥양길 40
당일 체험시 10:00
1박 2일 체험시 13:00

▲ 완도 보길도
◎ 윤선도가 그린 선계로 떠나다
완도 보길도.노화도

사진 윤선도가 그린 선계로 떠나다

보길도는 고산 윤선도의 삶과 예술을 고스란히 간직한 아름다운 섬이다. 유적지 탐방으로도 여행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이곳에 윤선도가 정착한 내력부터 재미있다. 본래 윤선도의 목적지는 이곳이 아닌 제주도였다. 윤선도는 병자호란을 종식한 삼전도 굴욕, 왕이 청나라에 항복의 예를 치뤘다는 소식을 듣고 은둔의 길을 가고자 제주도로 향한다.

그런데 우연히 보길도를 보고는 섬에 올라 산수를 살핀다. 섬의 풍광이 얼마나 고왔던지, 윤선도는 섬에 매료되어 이곳에 정착한다. 만약 윤선도가 보길도를 보지 않았다면 지금의 윤선도 유적지는 제주도 어딘가에 있을 일이다.

보길도 동쪽 끝 해안 절벽에 있는 송시열 글씐 바위의 내력도 이에 못지않은 재미를 선사한다. 제주도로 유배를 떠나는 길에 이 곳 바위에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탄시를 남긴 송시열은 윤선도와 정치적 앙숙이었다.

1660년 윤선도가 삼수로 유배되었을 때 윤선도를 탄핵했던 이가 바로 송시열이었다. 그런데, 제주도로 떠나는 유배길에 들른 곳이 윤선도가 자연과 벗하며 놀던 보길도라니, 풍류를 즐기며 살다간 윤선도의 삶을 유배길에 만난 송시열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에메랄드빛 바다 너머로 소안도가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 그곳에 있는 송시열 글씐 바위에는 이러한 역사의 아이러니가 담겨 있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것은 부용동(芙蓉洞) 정원이다. 윤선도가 기거했던 낙서재(樂書齋)는 독서를 즐기며 학문하는 선비의 삶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가 살고자 했던 삶은 선비가 아닌 신선이었다. 활짝 핀 연꽃 송이를 의미하는 부용(芙蓉)이라 이름한 것부터 그러하다. 산세의 모양을 보고 붙인 이름이라고는 하나 ‘활짝 핀 연꽃’이 ‘깨달음을 얻은 선인’을 뜻하니 달리 해석하면 부용동은 깨달음을 얻은 선인이 거처하는 곳이요, 자신이 곧 선인이라는 의미다.
선인으로 살고자 했던 윤선도의 뜻은 섬 곳곳에 남아있다. 신선이 사는 곳을 의미하는 동천석실(同天石室)을 비롯하여 낭음계(朗吟溪), 승룡대(升龍臺), 혁희대(赫羲臺) 등은 인간계가 아닌 선계의 이름이다.

그러나 섬사람들에게 선인(仙人)은 선인(善人)이 아니었다. 윤선도가 그린 선계를 만들기 위해 섬사람들의 노고는 어떠했을까! 세연정 풍류에 동원되었던 미 희 들 , 옥소대에서 춤 을 췄던 무희들이 어디에서 왔을지 짐작해보면 선계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보길도에는 북바위, 삼형제 바위와 같이 전설 어린 기암괴석, 뾰족산이라 불리는 보죽산, 예송리 공룡알 해변, 망끝전망대, 해안도로 등 볼거리도 많다. 예송갯돌해수욕장, 통리해수욕장, 중리해수욕장 등 곳곳에서 해수욕도 즐길 수 있다.

여름에는 예송마을에서 소라, 전복 잡기 체험을 할 수 있다. 또, 보길대교를 건너 노화도로 넘어 가면 북고어촌체험마을 전복체험장에서 개막이 체험, 전복 체험을 할 수 있다. 청정 해역에서 키운 김과 미역만을 먹고 자란 보길도의 전복은 내장까지도 비림 없이 바다의 맛 그 자체를 뽐낸다.

홈페이지 nohwado.kr / 관광 안내 061-550-5151~3
배 타는 곳 완도군 완도읍 화흥포길 242 화흥포항
06 :20 부터 17:50 까지 매시간 1편
배편 문의 소안농협 061-553-8188


▲ 진도 관매도
◎ 명품 볼거리 가득한 진도 관매도

사진 명품 볼거리 가득한 진도 관매도

하늘을 날던 새도 섬을 구경하려 먹이를 입에 물고 쉬어간다고 하여 본래는 볼매(乶梅)섬이라 불렸던 관매도는, 국토해양부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서 가장 아름다움 섬으로 선정할 만큼 풍광이 아름답다. 특히, 관매 8경은 ‘경이롭다’라는 수식어로도 표현이 부족하다.

1경, 관매해수욕장은 길이가 3㎞, 폭이 200m에 이르고 백사장 뒤로 무려 3만 평에 수령 150년에서 300년 된 소나무 숲이 펼쳐져 있다. 이곳에서 해수욕하면 저녁거리가 생긴다. 해수욕하면서 발가락으로 모래를 긁으면 백합 조개가 걸린다.

2경, 방아섬은 관매도 북동쪽의 작은 섬으로 옛날에 선녀가 내려와 방아를 찧었다는 전설이 서린 곳이다. 여인들이 방아섬의 바위를 보고 가면 아이를 낳는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결혼을 안한 처녀나 남편이 외국에 있는 부인이 보면 큰일 난다.

3경, 돌묘와 꽁돌은 관호마을 하늘다리 탐방로의 해변에 있다. 옥황상제가 애지중지하던 것을 두 왕자가 가지고 놀다가 실수로 지상에 떨어뜨렸다는 꽁돌에는 옥황상제 아들의 손자국이 뚜렷하다.

4경, 할미중드랭이굴은 비가 오면 할미도깨비가 나온다는 전설이 담겨 있다. 횃불을 들고 들어가도 저절로 불이 꺼지고 이상한 소리가 들려서, 아직도 감히 할미도깨비가 그곳에 사는지 확인한 사람이 없다. 해병전우회에서 도전했으나 약 100m 정도만 들어갔을 뿐, 탐사에 실패하면서 할미도깨비의 전설은 여전히 추리로만 남아있다.

5경, 두 절벽을 이어놓은 하늘다리는 인간의 집념을 엿볼 수 있다. 하늘다리 바깥쪽 섬은 선녀들이 날개옷을 벗고 쉬던 곳으로, 옥황상제가 날개옷을 훔치러 오는 뭇 사내들의 발걸음을 차단하기 위해 칼로 섬을 잘라버렸다. 그런데도 그 위로 당당히 다리를 놓은 인간의 집념은 참으로 위대하다. 다리를 놓은 목적이 궁금하다.

6경, 서들바굴폭포는 선녀들이 목욕하고 밥을 지어 먹었던 곳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바닷물이 들면 바다로 떨어지는 폭포다. 7경, 다리여는 물이 들면 물에 잠겼다가 물이 빠지면 그 모습이 드러난다. 자연산 돌미역, 톳, 돌김, 우뭇가사리 등 해산물이 풍부하여 배가 고프면 잠시 쉬어 갈만한 곳이다. 단, 취사는 금지다.

8경, 하늘담에는 한 총각의 무모한 도전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옛날 옛적에 하늘에 당제를 지낼 때 총각만 제주가 될 수 있었고 제주가 되면 1년 동안 처녀를 만날 수 없었다. 그런데, 한 용감한 청년이 제주로 추대된 기간에 이곳에서 마을 처녀와 데이트를 즐겼다.

그 청년의 용감함은 무모한 도전으로 막을 내린다. 하늘이 노하여 벼락을 내린 것이다. 그때 벼락을 맞은 곳이절벽이 되었고 청년과 처녀는 다리여의 구렁바위가 되었다. 아무리 금실 좋은 부부나 연인이라도 이곳에서의 애정행각은 ‘벼락 맞을 짓’이다.

관매도의 명품 볼거리는 이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모양의 기암괴석과 바람을 막기 위해 세워놓은 우실, 전통가옥, 매화길, 돌담길, 습지관찰로, 해당화길 등이 즐비하고 다도해 섬 위로 떠오르는 일출과, 독립문 바위 일몰은 그야말로 경이롭다.
홈페이지 gwanmaedo.co.kr / 관광 문의 061-540-3405~10
배 타는 곳 전남 진도군 진도항길 101 진도항
09:50 / 12:10 출발
배편 문의 서진도농협 061-542-5383~5 / H/L해운 061-544-0833

▲ 신안 증도
◎ 시간조차 쉬어가는 꿈의 휴양지 신안 증도

사진 시간조차 쉬어가는 꿈의 휴양지 신안 증도

보물섬, 슬로시티, 꿈의 휴양지, 증도를 수식하는 단어가 많은 것은 그만큼 즐길거리가 가득한 까닭이다. 증도는 섬이긴 하지만 지금은 연륙교로 연결되어 있다.

증도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면 우선 우전 해수욕장이나 해수풀장에서 피로를 풀자. 끝없이 펼쳐진 리아스식 해안과 흰 모래사장, 눈부신 햇살과 바다, 맑은 바람에 산들거리는 해송 숲과 어우러진 우전 해변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면 시간이 멈춘 듯한 정적과 여유가 마음에 스며든다. 길이 4㎞, 폭 100m의 백사장 여느 곳이라도 사진을 찍으면 작품이 될 만큼 아름답다. 우전해수풀장은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어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에 좋다.

피로가 풀렸다면, 본격적으로 증도를 즐기기 위해 태평염전으로 떠나자. 태평염전의 포인트는 솔트카페, 소금박물관, 염색식물원, 염전체험이다. 솔트카페에서 소금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소금박물관으로 당당하게 걸어가면 소금에 관한 다양한 정보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소금박물관 바로 옆에는 염색식물원이 있다.

염전 습지 11만㎡에 조성된 염색식물원은 함초(퉁퉁마디), 나문재, 칠면초, 해홍나물 등 70여 종이 군락을 이뤄 장관을 연출한다. 그리고 염전체험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여행이라면 필수 체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체험 후에는 수확한 소금 1kg을 가져올 수 있다.

슬로시티 증도는 절대 자동차로는 그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없다. 태평염전에서 자전거를 빌린 다음 태평염전을 한 바퀴 돌아 화도로 향하자. 1.2㎞ 정도의 노둣길을 지나 황적색 해당화가 곱게 피어 있는 길을 조금 따라가면 드라마 <고맙습니다> 촬영장이 나온다.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되어 사진을 남기는 것도 잊지 말자.

증도의 명물 짱뚱어 다리도 놓쳐선 안 된다. 갯벌 위로 놓인 짱뚱어다리에서 사진을 찍고 갯벌로 내려가면 짱뚱어와 농게 등의 갯벌 생물 천국이다. 7월말에는 이곳에서 짱뚱어 축제가 열린다.

그럼 이제 증도 남쪽 끝에 있는 우전설레미마을로 가자. 아이들과 함께 왔다면 절대 설레미마을을 지나칠 수 없다. 개매기 체험, 갯벌 체험, 새우 뜰망 체험, 짱뚱어 낚시 체험, 통발잡이 체험 등, 추억 꾸러미가 가득하다. 체험 후엔 두 손 가득한 먹거리가 가득, 저녁 정도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이제 다시 우전해변에서 해수욕을 즐겨보자. 물놀이도 좋지만, 제트스키나 바나나 보트도 큰 즐거움을 선사한다. 물놀이에 지칠 때면 10만 그루가 심어진 해송 숲을 거니는 것도 좋다. 해가 질 무렵이 되면 백사장으로 나와 노을을 바라보자. 누구라도 좋다. 손을 꼭 잡고 백사장과 물결을 붉게 물들이는 아름다운 노을을 함께 바라보고 있으면 우리네 마음이 노을빛을 닮아가는 것만 같다.

주소 신안군 증도면 지도증도로 1684 / 관광문의 증도면사무소 061-240003
엘도라도리조트 신안군 증도면 지도증도로 1766-15 / 061-260-3300
신안갯벌센터슬로시티센터 신안군 증도면 지도증도로 1766-4 / 061-240-8884
한반도해송숲 신안군 증도면 지도증도로 1766-4
태평염전·소금박물관 신안군 증도면 지도증도로 1058 / 061-275-0829
짱뚱어다리 신안군 증도면 증동리 1584-11
우전해수풀장 신안군 증도면 대초리 1609-6
화도 ‘고맙습니다’ 촬영지 신안군 증도면 화도길 334

◎ 섬 아닌 섬, 함께海길 강진 가우도

강진군의 유일한 섬인 가우도는 내륙으로 길게 파고든 강진만의 중간 지점에 있다. 해안선 길이가 2.4km에 불과한 작은 섬으로 도암면 망호리에서 가우도를 거쳐 대구면 저두리로 이어지는 출렁다리가 건설된 이후, 저두리 하저어촌체험마을에서 망호출렁다리까지 함께海길로 연결되면서 관광명소로 거듭났다.

저두리 하저어촌체험마을에서 저두출렁다리에 올라 중간 지점에 이르면 발밑으로 투명한 창이 보인다. 그곳에 누워 사진을 찍으면 재미있는 구도의 사진이 나온다. 잠시 부끄러울 수 있지만, 부끄러움은 순간이요, 사진은 영원하다.

그곳을 지나쳐 다리를 건너가면 산비탈아래 ‘향기의 섬 가우도’란 팻말이 반긴다. 갈림길 오른편은 마을로, 왼편은 해안산책로로 연결된다. 왼편으로 산책로를 따라 조금 걸어가면 벤치에서 쉬고 있는 영랑 김윤식 선생과 마주친다. 마치 골방에 박혀 시를 쓰다가 잠시 외출하여 바닷바람을 쏘이는 모습이다.

영랑선생 옆에 앉으면 마치 영랑선생이 등 뒤로 안은 듯한 포즈가 된다. 연인에겐 썩 권하고 싶지 않은 포즈다. 조금 더 가면 조금 당혹스러울 수도 있는 길이 나온다. 길이 바다로 연결되어 있다. 물론 오른편으로 데크 길이 있지만, 신발을 벗고 물로 들어가길 권한다. 신발을 벗고 물로 들어가는 순간, 누구나 어린아이가 된다.

개구쟁이처럼 첨벙거리며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하나가 된다. 강태공, 아니 바다태공들이 낚시를 하고 있는 낚시공원을 지나면 슈퍼보다는 점빵이라는 이름이 더 어울리는 가게가 보이고 왼편으로 망호출렁다리가 연결되어 있다. 이 곳 망호출렁다리에 서서 갯벌과 산을 붉게 물들이며 산 너머로 사라지는 해를 보고 있으면 마냥 마음이 평온해 진다.

이곳에 오면 꼭 들려야 할 곳이 있다. 가우도 마을식당이 그 곳이다 . 마을에서 공동으로 운영하는 이 곳의 가우도 섬 밥상은 강진망 바다에서 잡히는 싱싱한 제철 어패류를 온정으로 버무려 차린 것으로 이 곳 사람들의 따스한 인심을 느낄 수 있다. 함께海길을 걸었다면 이제 어떤 체험을 할지 고민이다.

가우도 한옥펜션을 찾아가면 간이 풀장에서 물놀이도 하고 갯벌체험도 할 수 있다. 저두 출렁다리 건너편에 있는 하저어촌체험 마을에서 도자기체험, 독살체험, 대나무낚시, 갯벌체험을 할 수 있다. 어느 곳을 선택하든지 쉽게 잊히지 않을 추억으로 남는다.

홈페이지 www.gangjin.go.kr/culture / 관광 안내 061-430-3402
망호 출렁다리 전남 강진군 도암면 신기리 123-3 / 저두 출렁다리 전남 강진군 대구면 저두리 315
가우도 한옥펜션 010 - 9121 1422 / 가우도 밀물펜션 010 - 3799 - 8215
하저어촌체험마을 061-432-7967 / hajeo.seantour.com


/백다흰 이수빈 기자, 전남도 자료제공

<목포타임즈신문 제183호 2016년 7월 13일자 06면>

<밝은 지역사회를 열어가는 목포타임즈신문/호남타임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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