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 정소희기자 / 세월호 사고의 또 다른 희생자 진도지역 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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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첩] 정소희기자 / 세월호 사고의 또 다른 희생자 진도지역 어민
  • 정소희 기자
  • 승인 2014.11.0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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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바다 해산물은 사먹기 찝찝하다” 등 오명

▲ 정소희기자
<정소희기자/mokpotimes@hanmail.net>

지난 4월 16일 오전 8시 58분경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km 해상에서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세월호가 침몰했다. 우리는 이를 세월호 사건이라 부른다.

아직도 실종자를 찾고 있고 지난 29일(수) 세월호 295번째 희생자 단원고 학생 황지현 양의 시신을 수습했다.

황지현 양의 아버지 황인열 씨는 “이렇게 오래 살다 가려고…미리 하늘나라에 가서 편하게 있으면 나중에 아빠가 만날 수 있게…부디 하늘나라에서 편하게 있어”라며 하나뿐인 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102일 만에 생일 때 발견된 황 양의 시신이 수습됨에 따라 세월호 참사로 인한 사망자는 295명, 실종자는 9명이다. 이제 남아있는 실종자는 단원고 학생 4명, 교사 2명과 일반 승객 3명이다.

그런데 세월호 사건이 터진 후 지금까지 피해를 본 사람들은 희생자들과 유가족뿐만이 아니다.

전남 진도 어민들도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반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진도 어민들은 제철인 꽃게 어획량 감소에 판매 부진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어획량이 감소한 것은 어쩔 수가 없으니 그러려니 할 수 밖에 없지만 판매 부진은 안타까울 따름이다.

세월호 사건이 터질 당시에는 마치 자기 집 자식들이 안타까운 사고를 당한 것 마냥 유가족들과 함께 같이 눈물을 흘려주고 위로를 해주며 촛불시위니 서명운동이니 뭐니 하며 힘이 되어 주었던 사람들이 변했다.

“진도 바다에서 사고가 생겨서 그쪽 해산물들은 사먹기 찝찝하다”, “거기서 잡은걸 지금 어떻게 먹냐”는 등 그 따뜻했던 사람들이 깊은 바닷물보다 차가워졌다.

이런 말들이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고 인터넷 상에서도 이런 글들이 드문드문 보이기 시작한다.

꼭 그렇게들 대놓고 그런 말을 해야 하는 걸까? 아직 상처를 수습하지 못한 유가족들이 들으면 어떤 기분일까? 아니 희생자들은 어떤 표정으로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을까?

이래서 죽은 사람만 불쌍하다는 말이 나왔나보다. 그 당시에만 슬프지 시간이 지나면 다 잊혀지고 자기들 살기 바쁘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다 타인보다는 자기이익이 더 중요니까.

이런 사회를 누구의 잘못이라고 콕 집어 얘기할 수는 없지만 떠난 아이들이 혹시나 듣고 슬퍼할까봐 미안한 마음일 뿐이다.

<목포타임즈신문 제116호 2014년 11월 5일자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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